시각, 청각적 이미지 글쓰기
최아인.하연
두 귀를 막는다. 그리고 꾸-욱 버튼을 누른다. 손가락은 신중했고 분위기를 결정한다. 순간 따분하고 익숙했던 거리는 입체적으로 변해간다. 그냥 떨어져 있는 저 나뭇잎도 비가 오고 난 뒤의 공간도 초점이 맞아가는 듯 선명해진다. 습하지만 깨끗한 냄새가 날 더 몰입시켜 준다. 핸드폰은 주머니 깊은 곳에 찔러둔 채 힘차고 당찬 걸음을 내딛는다. 비가 오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비가 그치고 난 뒤는 참 좋다. 색채가 미묘하게 뚜렷해진 그날이 참 좋다.
그림이 좋은 이유는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껏 꾸미고 가꾼 그림부터 대충 끄적인 그림까지... 시시콜콜 아무거나 그린다. 그림을 그리듯 말도 그려낸다. 논리정연하게 생각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표현한다. 마음속으로 수없이 가꾸어 낸 말도 있지만 가공 없이 내놓은 말도 있다.
말은 귀로도 듣지만, 눈으로도 듣는다. 그리고 그 순간을 감각한다. 대화는 그렇다. 그런 순간이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 온몸으로 들었을 때 비로소 온전히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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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즐겁고 행복할 거라 생각했던 작년 겨울.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공연 30분 전. 내 생일이 4일쯤 남았던 날, 소중하고 특별한 노란 나비가 세상을 떠났다. 당장 나는 정신을 차리기도 어려운데, 웃으며 관객들 앞에 서야 했고, 마음은 속은 뜨겁고, 손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렸지만 기타를 잡아야 했다. 슬픔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슬프지 않은 척을 먼저 하며.
공연이 조금 흘렀을 때 노란 나비와 함께 공연을 보기로 했던 언니, 오빠가 공연장에 들어왔다. 미묘하게 눅눅해져 있었다.
아, 진짜네... 현실이었어. 언니 오빠도 아는구나. 알면서도 왔구나... 오지말지.
공간을 가득 채운 악기 소리, 나를 바라봐주는 반짝이는 눈들, 곡이 끝날 때마다 들리는 박수 소리와 함성, 이 순간을 담는 카메라. 분명 화려한 곳에 있지만 나 혼자 다른 세상에 있는듯한 마음. 내 속만 회색으로 물들어 가는 순간. 지금까지 했었던 수많은 공연 중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공연. 수백만 가지의 생각이 들었던 연말 공연은 그렇게 끝이 났다.
두 귀를 막는다. 그리고 꾸-욱 버튼을 누른다. 손가락은 신중했고 분위기를 결정한다. 순간 따분하고 익숙했던 거리는 입체적으로 변해간다. 그냥 떨어져 있는 저 나뭇잎도 비가 오고 난 뒤의 공간도 초점이 맞아가는 듯 선명해진다. 습하지만 깨끗한 냄새가 날 더 몰입시켜 준다. 핸드폰은 주머니 깊은 곳에 찔러둔 채 힘차고 당찬 걸음을 내딛는다. 비가 오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비가 그치고 난 뒤는 참 좋다. 색채가 미묘하게 뚜렷해진 그날이 참 좋다.
그림이 좋은 이유는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껏 꾸미고 가꾼 그림부터 대충 끄적인 그림까지... 시시콜콜 아무거나 그린다. 그림을 그리듯 말도 그려낸다. 논리정연하게 생각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표현한다. 마음속으로 수없이 가꾸어 낸 말도 있지만 가공 없이 내놓은 말도 있다.
말은 귀로도 듣지만, 눈으로도 듣는다. 그리고 그 순간을 감각한다. 대화는 그렇다. 그런 순간이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 온몸으로 들었을 때 비로소 온전히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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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즐겁고 행복할 거라 생각했던 작년 겨울.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공연 30분 전. 내 생일이 4일쯤 남았던 날, 소중하고 특별한 노란 나비가 세상을 떠났다. 당장 나는 정신을 차리기도 어려운데, 웃으며 관객들 앞에 서야 했고, 마음은 속은 뜨겁고, 손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렸지만 기타를 잡아야 했다. 슬픔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슬프지 않은 척을 먼저 하며.
공연이 조금 흘렀을 때 노란 나비와 함께 공연을 보기로 했던 언니, 오빠가 공연장에 들어왔다. 미묘하게 눅눅해져 있었다.
아, 진짜네... 현실이었어. 언니 오빠도 아는구나. 알면서도 왔구나... 오지말지.
공간을 가득 채운 악기 소리, 나를 바라봐주는 반짝이는 눈들, 곡이 끝날 때마다 들리는 박수 소리와 함성, 이 순간을 담는 카메라. 분명 화려한 곳에 있지만 나 혼자 다른 세상에 있는듯한 마음. 내 속만 회색으로 물들어 가는 순간. 지금까지 했었던 수많은 공연 중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공연. 수백만 가지의 생각이 들었던 연말 공연은 그렇게 끝이 났다.
시각, 청각적 이미지 글쓰기
최아인.하연
두 귀를 막는다. 그리고 꾸-욱 버튼을 누른다. 손가락은 신중했고 분위기를 결정한다. 순간 따분하고 익숙했던 거리는 입체적으로 변해간다. 그냥 떨어져 있는 저 나뭇잎도 비가 오고 난 뒤의 공간도 초점이 맞아가는 듯 선명해진다. 습하지만 깨끗한 냄새가 날 더 몰입시켜 준다. 핸드폰은 주머니 깊은 곳에 찔러둔 채 힘차고 당찬 걸음을 내딛는다. 비가 오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비가 그치고 난 뒤는 참 좋다. 색채가 미묘하게 뚜렷해진 그날이 참 좋다.
그림이 좋은 이유는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껏 꾸미고 가꾼 그림부터 대충 끄적인 그림까지... 시시콜콜 아무거나 그린다. 그림을 그리듯 말도 그려낸다. 논리정연하게 생각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표현한다. 마음속으로 수없이 가꾸어 낸 말도 있지만 가공 없이 내놓은 말도 있다.
말은 귀로도 듣지만, 눈으로도 듣는다. 그리고 그 순간을 감각한다. 대화는 그렇다. 그런 순간이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 온몸으로 들었을 때 비로소 온전히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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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즐겁고 행복할 거라 생각했던 작년 겨울.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공연 30분 전. 내 생일이 4일쯤 남았던 날, 소중하고 특별한 노란 나비가 세상을 떠났다. 당장 나는 정신을 차리기도 어려운데, 웃으며 관객들 앞에 서야 했고, 마음은 속은 뜨겁고, 손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렸지만 기타를 잡아야 했다. 슬픔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슬프지 않은 척을 먼저 하며.
공연이 조금 흘렀을 때 노란 나비와 함께 공연을 보기로 했던 언니, 오빠가 공연장에 들어왔다. 미묘하게 눅눅해져 있었다.
아, 진짜네... 현실이었어. 언니 오빠도 아는구나. 알면서도 왔구나... 오지말지.
공간을 가득 채운 악기 소리, 나를 바라봐주는 반짝이는 눈들, 곡이 끝날 때마다 들리는 박수 소리와 함성, 이 순간을 담는 카메라. 분명 화려한 곳에 있지만 나 혼자 다른 세상에 있는듯한 마음. 내 속만 회색으로 물들어 가는 순간. 지금까지 했었던 수많은 공연 중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공연. 수백만 가지의 생각이 들었던 연말 공연은 그렇게 끝이 났다.
시각, 청각적 이미지 글쓰기
최아인.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