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는 마음을
감각하는 것
이우현.열음
목을 조른다고 하면 엄지와 남은 네 손가락을 둥글게 만들어 그 사이로 목을 쥐는 것이 보통이다. 기도를 막는, 말 그대로 ‘숨통’을 막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선 울대가 눌리며, 무조건적인 기침이 튀어나온다. 많이 아프고 불편하다. 숨이 아닌 정신을 막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만약 엄지손가락이나 그곳에 연결된 근육 부위로 목의 양쪽을 지나는 경동맥을 제대로 누르고 있다면 머리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다. 양 관자놀이로 압박감이 느껴지고, 눈 언저리가 뻐근해져온다. 시야가 두근, 두근, 맥박에 따라 흐려졌다가 돌아오길 반복한다. 머릿속이 어떤 색으로 물들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내 머리에 들어있는 것이 마치 순두부나 슬라임 같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상한 감각이다. 시야는 점점 좁아진다. 가장자리부터, 노이즈가 자글자글한 비네트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내 목을 움켜쥔 손목을 잡고 있던 손에 점점 힘이 풀린다. 손가락 끝이 먹먹해진다. 머릿속과 눈앞, 손끝에 모래알 같은 게 자글거리는 느낌이 든다. 점점 정신을 붙들기 어려워진다. 정말로 못 버티겠을 때 탭을 쳐야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다가 갑자기 눈을 뜨게 된다. 나는 눈을 감은 적 없는데도 뜬다. 마치 수업시간에 졸다가 선생님이 불러서 번뜩 일어난 것처럼. 그렇게 깨어났다는 인지도 없이 깨어나면 몇 초간은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다. 그순간 내가 정말 잠에 들었다가 깨어났다고 착각하게 된다. 멈췄던 피가 머리끝까지 잘 돌게 되면 그제서야 뒤늦게 상황을 인지한다.
나 기절한 거구나.
그러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앞서 말했듯 졸다가 깬 것과 거의 흡사하다. 얼떨떨하고, 사고가 느리고, 파악이 안된다. 방금 전까지의 기억은 수십 초 사이에 천천히 돌아온다. 그러나 계속 얼떨떨하다. 마치 컴퓨터를 재시동한 것처럼, 뭔가가 초기화된 것 같은 느낌이다. 때문에 최대한 기절하지 않는 게 좋다. 그러려면 탭을 잘 쳐야 하는데 자꾸만 그 타이밍을 놓치는 거다. 한 번 기절한 이후부터는 끝을 알고 있기에 마음이 더욱 느슨해졌다. 하룻밤만에 기절을 세 번 한 적도 있었던가.
손이 목으로 다가올 때의 긴장감이 가장 즐거운 부분이다. 저 손이, 내 목을 단단히 잡고, 내 숨을 틀어쥐겠구나, 양손으로 꽉 붙들곤 나를 좌지우지하겠구나. 내 목숨을. 그런 기대감에 한껏 젖어 얼른 저 손이 내 목으로 와닿길 기다린다. 턱을 한껏 치켜든다. 내 목을 졸라 줘. 내 숨을 멈추게 해 줘. 내 삶을 망가뜨려줘. 나를 죽여줘… 아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이 잘못된 방식으로 드러나는가보다. 실제로 목숨줄이 잡혀 흔들리고 있는 그 상황에서도 문득.
숨이 막혀서 시야가 까맣게, 혹은 하얗게 멀어지면 나도 모르게 덜컥, 겁이 난다. 말을 할 순 없다. 목이 졸리고 있으니까. 나오지 않는 목소리 대신, 목을 조르는 팔뚝을 다급하게, 그러나 정신이 빠진 채 느릿하게 두어 번 두드린다. 손아귀 힘이 풀리고, 열린 기도로 급격하게 공기가 들어온다. 머리로 피가 쭉, 밀려오며 시야가 트인다. 머릿속과 손끝이 자글자글한 느낌은 꽤나 오래 간다. 그렇게 막혔던 숨이 터지면, 미묘한 안도를 느끼는지도 모른다.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나에게. 그러니까,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감각하는 것에.
목을 조른다고 하면 엄지와 남은 네 손가락을 둥글게 만들어 그 사이로 목을 쥐는 것이 보통이다. 기도를 막는, 말 그대로 ‘숨통’을 막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선 울대가 눌리며, 무조건적인 기침이 튀어나온다. 많이 아프고 불편하다. 숨이 아닌 정신을 막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만약 엄지손가락이나 그곳에 연결된 근육 부위로 목의 양쪽을 지나는 경동맥을 제대로 누르고 있다면 머리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다. 양 관자놀이로 압박감이 느껴지고, 눈 언저리가 뻐근해져온다. 시야가 두근, 두근, 맥박에 따라 흐려졌다가 돌아오길 반복한다. 머릿속이 어떤 색으로 물들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내 머리에 들어있는 것이 마치 순두부나 슬라임 같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상한 감각이다. 시야는 점점 좁아진다. 가장자리부터, 노이즈가 자글자글한 비네트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내 목을 움켜쥔 손목을 잡고 있던 손에 점점 힘이 풀린다. 손가락 끝이 먹먹해진다. 머릿속과 눈앞, 손끝에 모래알 같은 게 자글거리는 느낌이 든다. 점점 정신을 붙들기 어려워진다. 정말로 못 버티겠을 때 탭을 쳐야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다가 갑자기 눈을 뜨게 된다. 나는 눈을 감은 적 없는데도 뜬다. 마치 수업시간에 졸다가 선생님이 불러서 번뜩 일어난 것처럼. 그렇게 깨어났다는 인지도 없이 깨어나면 몇 초간은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다. 그순간 내가 정말 잠에 들었다가 깨어났다고 착각하게 된다. 멈췄던 피가 머리끝까지 잘 돌게 되면 그제서야 뒤늦게 상황을 인지한다.
나 기절한 거구나.
그러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앞서 말했듯 졸다가 깬 것과 거의 흡사하다. 얼떨떨하고, 사고가 느리고, 파악이 안된다. 방금 전까지의 기억은 수십 초 사이에 천천히 돌아온다. 그러나 계속 얼떨떨하다. 마치 컴퓨터를 재시동한 것처럼, 뭔가가 초기화된 것 같은 느낌이다. 때문에 최대한 기절하지 않는 게 좋다. 그러려면 탭을 잘 쳐야 하는데 자꾸만 그 타이밍을 놓치는 거다. 한 번 기절한 이후부터는 끝을 알고 있기에 마음이 더욱 느슨해졌다. 하룻밤만에 기절을 세 번 한 적도 있었던가.
손이 목으로 다가올 때의 긴장감이 가장 즐거운 부분이다. 저 손이, 내 목을 단단히 잡고, 내 숨을 틀어쥐겠구나, 양손으로 꽉 붙들곤 나를 좌지우지하겠구나. 내 목숨을. 그런 기대감에 한껏 젖어 얼른 저 손이 내 목으로 와닿길 기다린다. 턱을 한껏 치켜든다. 내 목을 졸라 줘. 내 숨을 멈추게 해 줘. 내 삶을 망가뜨려줘. 나를 죽여줘… 아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이 잘못된 방식으로 드러나는가보다. 실제로 목숨줄이 잡혀 흔들리고 있는 그 상황에서도 문득.
숨이 막혀서 시야가 까맣게, 혹은 하얗게 멀어지면 나도 모르게 덜컥, 겁이 난다. 말을 할 순 없다. 목이 졸리고 있으니까. 나오지 않는 목소리 대신, 목을 조르는 팔뚝을 다급하게, 그러나 정신이 빠진 채 느릿하게 두어 번 두드린다. 손아귀 힘이 풀리고, 열린 기도로 급격하게 공기가 들어온다. 머리로 피가 쭉, 밀려오며 시야가 트인다. 머릿속과 손끝이 자글자글한 느낌은 꽤나 오래 간다. 그렇게 막혔던 숨이 터지면, 미묘한 안도를 느끼는지도 모른다.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나에게. 그러니까,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감각하는 것에.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감각하는 것
이우현.열음
목을 조른다고 하면 엄지와 남은 네 손가락을 둥글게 만들어 그 사이로 목을 쥐는 것이 보통이다. 기도를 막는, 말 그대로 ‘숨통’을 막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선 울대가 눌리며, 무조건적인 기침이 튀어나온다. 많이 아프고 불편하다. 숨이 아닌 정신을 막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만약 엄지손가락이나 그곳에 연결된 근육 부위로 목의 양쪽을 지나는 경동맥을 제대로 누르고 있다면 머리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다. 양 관자놀이로 압박감이 느껴지고, 눈 언저리가 뻐근해져온다. 시야가 두근, 두근, 맥박에 따라 흐려졌다가 돌아오길 반복한다. 머릿속이 어떤 색으로 물들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내 머리에 들어있는 것이 마치 순두부나 슬라임 같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상한 감각이다. 시야는 점점 좁아진다. 가장자리부터, 노이즈가 자글자글한 비네트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내 목을 움켜쥔 손목을 잡고 있던 손에 점점 힘이 풀린다. 손가락 끝이 먹먹해진다. 머릿속과 눈앞, 손끝에 모래알 같은 게 자글거리는 느낌이 든다. 점점 정신을 붙들기 어려워진다. 정말로 못 버티겠을 때 탭을 쳐야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다가 갑자기 눈을 뜨게 된다. 나는 눈을 감은 적 없는데도 뜬다. 마치 수업시간에 졸다가 선생님이 불러서 번뜩 일어난 것처럼. 그렇게 깨어났다는 인지도 없이 깨어나면 몇 초간은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다. 그순간 내가 정말 잠에 들었다가 깨어났다고 착각하게 된다. 멈췄던 피가 머리끝까지 잘 돌게 되면 그제서야 뒤늦게 상황을 인지한다.
나 기절한 거구나.
그러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앞서 말했듯 졸다가 깬 것과 거의 흡사하다. 얼떨떨하고, 사고가 느리고, 파악이 안된다. 방금 전까지의 기억은 수십 초 사이에 천천히 돌아온다. 그러나 계속 얼떨떨하다. 마치 컴퓨터를 재시동한 것처럼, 뭔가가 초기화된 것 같은 느낌이다. 때문에 최대한 기절하지 않는 게 좋다. 그러려면 탭을 잘 쳐야 하는데 자꾸만 그 타이밍을 놓치는 거다. 한 번 기절한 이후부터는 끝을 알고 있기에 마음이 더욱 느슨해졌다. 하룻밤만에 기절을 세 번 한 적도 있었던가.
손이 목으로 다가올 때의 긴장감이 가장 즐거운 부분이다. 저 손이, 내 목을 단단히 잡고, 내 숨을 틀어쥐겠구나, 양손으로 꽉 붙들곤 나를 좌지우지하겠구나. 내 목숨을. 그런 기대감에 한껏 젖어 얼른 저 손이 내 목으로 와닿길 기다린다. 턱을 한껏 치켜든다. 내 목을 졸라 줘. 내 숨을 멈추게 해 줘. 내 삶을 망가뜨려줘. 나를 죽여줘… 아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이 잘못된 방식으로 드러나는가보다. 실제로 목숨줄이 잡혀 흔들리고 있는 그 상황에서도 문득.
숨이 막혀서 시야가 까맣게, 혹은 하얗게 멀어지면 나도 모르게 덜컥, 겁이 난다. 말을 할 순 없다. 목이 졸리고 있으니까. 나오지 않는 목소리 대신, 목을 조르는 팔뚝을 다급하게, 그러나 정신이 빠진 채 느릿하게 두어 번 두드린다. 손아귀 힘이 풀리고, 열린 기도로 급격하게 공기가 들어온다. 머리로 피가 쭉, 밀려오며 시야가 트인다. 머릿속과 손끝이 자글자글한 느낌은 꽤나 오래 간다. 그렇게 막혔던 숨이 터지면, 미묘한 안도를 느끼는지도 모른다.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나에게. 그러니까,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감각하는 것에.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감각하는 것
이우현.열음